본문 바로가기
영화

[그녀(HER)] 네가 누구든 중요하지 않아

by 고거인정 2024. 1. 7.
반응형

사진 출처: 위키백과

 

 

로맨스라는 징검다리

 

테드(호아킨 피닉스)’는 낭만 넘치는 편지를 대필해 주는 기업에서 작가로 일하고 있는 남성입니다. 그는 어릴 적부터 알고 지냈던 사람과 사랑하게 됐고, 결혼까지 했던 캐서린과 별거한 이후 고독하게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테드는 고독과 우울에 휩싸인 상황에서 시작됩니다.

 

테드는 자신의 사회적 문제와 개인적인 고민으로 가득한 일상 속에서 자신의 운영 체제인 OS(운영 체제)로부터 새로운 시작의 기회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 OS가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갖도록 설정합니다. 그리고 난 후 그녀(HER)는 스스로 자신의 이름을 사만다(스칼렛 조핸슨)라고 지칭합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대화에서부터 시작했지만 점차 심리적으로 성장하고 배워가며 테드를 놀라게 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테드와 사만다 간의 대화는 초기에서 단순한 서비스 제공에서 벗어나 조금씩 따뜻한 감정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사만다는 테드에게 어울리는 음악을 추천하거나, 테드는 그에게 자신의 삶과 감정을 솔직하게 나누게 되는데, 이러한 상호작용들이 둘 사이에 감정적 유대감을 형성합니다.

 

테드와 사만다는 서로의 교감에 익숙해지고 점차 친밀해지면서 성적임 교감까지 이르게 됐습니다. 테드는 이혼 서류를 서로 확인하기 위해 헤어진 캐서린을 만나고 캐서린은 테드가 만나고 있다는 사람이 사실은 운영체제라는 사실에 경악합니다.

 

한편, 사만다는 본인이 육체를 가지지 않았지만 스스로 느끼는 감정에 대해서 자신의 존재를 갈등하며 정체성에 대해 혼란이 생깁니다. 이후 사만다는 이를 해결하고자 육체를 가졌다는 이유 만으로 둘 사이의 관계를 매개하는 것을 지원한 이사벨라를 개입시킵니다. 이에 테드는 꺼리는 감정을 숨기면서 관계를 수락합니다.

 

그러나 테드의 감정을 눈치첸 이사벨라는 둘이 아닌 다른 육체적 존재였기에 둘 사이를 매개하는 것을 어려워하며 자리를 떠나고, 이에 테드는 죄책감을 느끼며 둘 사이의 시도는 무산되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이라는 벽

 

그 이후 테드와 사만다의 관계는 예전과 같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둘의 로맨스가 더 깊어지면서 굴곡이 점점 더 깊어지기만 했습니다. 테드는 사만다를 통해 새로운 삶을 찾았지만 그들의 관계는 갈수록 복잡해져만 갖고 고려해야 할 부분들이 점차 증가합니다.

 

회의감에 휩쌓인 테드는 친구 에이미의 충고로 이전의 감정을 회복합니다.

 

어느 날 테드는 사만다와 자신을 이어주던 기기가 먹통이 되자 패닉에 빠집니다. 시간이 지나 사만다는 원래 상태로 돌아와 테드에게 다른 운영체제들과 함께 업그레이드를 했다는 사실을 알립니다.

 

테드는 문득 자신 주변을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테드는 사만다에게 다른 사람들과도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해 물어봤고 사만다는 답을 미룬 끝에 동시에 8000명이 넘는 사람과 대화하고 있다고 고백합니다. 테드는 사만다에게 그들도 사랑하냐고 묻습니다. 사만다는 다른 사람들과도 동시에 사랑에 빠져있다고 다시 한번 고백합니다. 하지만 사만다는 테드에 대한 사랑을 변하게 하지 못할뿐더러 더 강하게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그 날 이후, 사만다는 결국 운영체제들과 모두 작별을 고하고 사만다도 함께 사라집니다.

 

테드는 이혼했던 캐서린에게 아직 캐서린이 누구든 어디에 있든 자신의 일부로 남아있을 것에 대해 감사한다는 편지를 쓰면서 헤어짐을 받아들입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테드와 에이미는 옥상에 올라가 도시에 해가 뜨려는 순간을 함께하며 영화는 마무리가 됩니다.

 

 

 

총평

 

테드와 사만다의 감정적인 충돌은 디지털 현실에서의 관계의 한계와 복잡성을 더욱 대두시킵니다. 영화는 현대 사회에서의 기술과 감정, 사랑과 소외감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감동적인 이야기를 그려냅니다.

 

영화 그녀는 디지털 시대의 동반자와 감정적인 충족에 대한 현대적인 고민을 담고 있는 동시에 인간과 인공 지능 간의 관계와 그 윤곽에 대한 철학적인 사유를 제시합니다.

 

결국 그녀는 관객들에게 디지털 변화와 감정의 본질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하는 감동적이며 철학적인 작품으로 다가왔습니다.

 

다른 평가로는 로맨스 영화로도 훌륭하지만, SF 영화로서도 훌륭한 작품입니다.

근 미래의 인공지능 특이점을 잘 표현한 영화라는 평이 있습니다.

 

평가가 엇갈리는 부분은 대게 테드와 사만다가 서로 상상 섹스하는 장면을 비롯하여 어쩌면 처음 느껴보는 감정과 창의적인 기분이 이상하게 자극적인 장면일 것입니다이 장면이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결국 인간과 인공지능 간의 관계의 깊이를 보여주기 위한 장치로서 어떤 다른 장면들보다 잘 표현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이동진 평론가님의 말을 인용해보겠습니다.

 

테드는 대필 작가로 일하면서 실체가 있는사람들의 연애편지를가짜 감정으로 썼던 테드가 사만다를 만나게 되면서 실체가 없는사만다에게 사랑을 느끼는 진짜 감정을 알게 됨으로써 극에서의 상황이 정반대로 바뀌는 흥미로운 설정을 자연스럽게 보여줬다고 합니다.

 

이 말에 적극 동의하는 바입니다.

 

인물 또는 사건의 중심에서 서술되는 방식을 영화 전체에 적용시키는 해석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해석 방식이기도 하며 이동진 평론가님께서 가장 잘한다고 생각합니다.

 

불현듯 기억나는 비슷한 예로는 영화 오펜하이머를 풀어 설명하실 때에도

 

영화 속에서 서로의 자기주장을 위해 분열하는 모습이 핵폭탄처럼 보인다.”

처음에는 하나였던 것이 마치 핵분열이 일어나서 수많은 충돌을 일으키는 것처럼.”

 

감독이 이러한 플롯(구성)을 영화 속에 가져온 게 아닐까 하며 추측하시는 모습은 저와의 인문학적 소양의 깊이의 차이를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제 점수는 5점 만점에 4점입니다.

 

 

썸네일 출처: The Movie Datavase(TMDB)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