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박하지만 화려했던 날들
‘바넘’은 다 떨어진 신발을 신고 사는 가난한 양복장이 집안의 아들이었습니다. 아버지를 따라 양복을 맞추기 위해 집으로 향합니다. 바넘은 오래전부터 그 집안의 딸인 ‘채리티’와 알고 지냈고 그녀가 교육받을 때 일부러 장난을 쳐 채리티와 가까워졌습니다.
하지만 보수적인 채리티의 아버지는 이러한 모습을 보시며 딸에게 접근하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이미 각별한 사이였던 바넘과 채리티는 아버지의 시선을 피하며 애정을 싹 틔웠습니다.
그러자 채리티의 아버지는 먼 기숙학교로 보냈습니다. 그럼에도 그 둘은 편지를 주고받으며 사랑을 이어갑니다.
이때 바넘의 아버지가 사망하면서 더욱더 가난에 쫓기며 삽니다.
그렇게 세월이 지나고 어른이 된 바넘은 채리티의 집에 찾아가 채리티를 데려오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녀의 아버지가 가난에 질려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했지만 그 둘은 작은 집을 구해 신혼 생활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둘은 아이를 갖게 되었습니다.
또 시간이 흐르고 바넘과 채리티의 사이에서 두 딸이 생기고 그는 취직도 했지만 역시나 가난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기존에 하던 사업이 망하면서 새로운 길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이때 그동안 잊고 살았던 바넘의 꿈인 화려한 쇼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는 꿈을 되새깁니다.
그렇게 꿈을 이루기 위해 투자를 받은 돈으로 박물관을 세웁니다. 박물관 이름은 ‘호기심 박물관’ 다양한 것들을 전시하여 박물관을 개관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바넘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전에는 전혀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여주기로 마음먹습니다.
다음 날 왜소증인 남자를 찾아가 자신의 박물관에서 쇼를 하기를 요청합니다. 처음에는 당연히 거절했지만, 그만의 특별함을 알아보고 숨길 것이 아니라는 바넘의 오랜 설득 끝에 넘어갑니다. 이를 기점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모으기 시작합니다. 온몸에 문신이 있는 남성, 사자처럼 털이 수북한 여성, 몸무게가 높은 사람, 키가 엄청 큰 사람, 등등 수많은 사람들이 바넘의 박물관에서 쇼를 준비합니다.
충분한 사람이 모였기에 바넘은 마케팅을 준비하고 쇼를 완성시켜 갑니다. 그러자 이전 박물관과는 차원이 다른 사람이 모이기 시작합니다. 쇼를 구경하는 관중들은 처음 보는 그들의 독특함에 경악을 감추지 못하지만, 바넘과 단원들의 퍼포먼스에 매료된 사람들은 열광과 환호만 가득했습니다.
유명세를 얻어 바넘의 쇼는 더욱 승승장구하며 돈을 쓸어 담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시간이 흘러, 딸의 발레 무대를 관람하러 갔습니다. 무대가 끝난 이후 상류층들이 바넘을 광대라며 비웃고 무시당하는 시선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바넘의 개의치 않았지만 그의 딸 또한 상류층 집안의 자식들이 있는 발레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무시당하는 걸 목격합니다.
이에 사업의 더 큰 확장성이 필요하다고 느낀 바넘은 ‘필립’을 찾아갑니다. 그는 누구보다 상류층을 잘 꿰뚫고 있었기에 서커스의 전반적인 경영과 문화를 공략하기에 적합했습니다.
하지만 필립도 사회적 위치와 체면이 있었기에 처음에는 거절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삶 속에서 불행을 느끼고 있다는 걸 꿰뚫어 본 바넘은 필립을 자유롭게 해 주겠다며 설득에 성공합니다.
그 후 필립이 서커스를 구경하러 들렀을 때 곡예를 하고 있는 ‘앤’을 보고 첫눈에 반해버립니다.
화려하지만 투박한 날들
하층민의 문화, 저질스러운 공연이라고 치부하며 서커스를 반대하는 시위는 점점 격해졌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필립은 빅토리아 여왕 앞에서 공연하여 인정받기로 결심합니다. 바넘과 단원들은 여왕을 알현하고 파티는 시작됩니다.
이때 유럽을 석권한 가수 ‘제니’가 나타납니다. 그녀를 본 바넘은 제니를 찾아가 자신과 함께 공연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당연히 본인을 돈벌이 수단처럼 생각하기에 제니는 탐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바넘은 자신은 여태까지 가짜만 보여줬는데 진짜를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며 제니를 설득시키고 공연을 성사시킵니다.
공연이 시작되고, 그녀의 유명세를 증명하듯이 노래가 끝날 때까지 관중들과 바넘 모두를 감동시켰습니다. 이 공연을 함께 본 필립과 앤은 손을 잡았지만 부모님이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손을 놓게 됩니다. 이에 실망한 앤은 그를 떠납니다.
이후 축하 파티가 이어지고, 바넘은 채리티의 부모님을 초대해 자신의 과거를 무시했던 그들을 박대합니다. 게다가 그의 성공을 도와준 단원들의 모습을 상류층들이 보고 놀랄 것을 염려해 공연 준비를 핑계로 그들을 파티에 들어오지 못하게 합니다.
당연히 그들은 거짓말임을 알고 더 이상 예전처럼 숨어 지내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그들 앞을 당당히 지나가며 서커스로 돌아갑니다.
바넘은 제니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더 큰 투어 사업을 계획합니다. 대출까지 감행하며 준비했기에 굉장히 위험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서커스 관객은 갈수록 줄어들며, 서커스 보이콧 시위 규모는 점점 더 커지기만 하는 상황이기에 실패하면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것을 날려버릴 각오를 해야만 했습니다. 그럼에도 바넘은 제니와 함께 투어를 진행합니다.
필립은 본인의 실수를 깨닫고 만회하기 위해 앤과 함께 극장을 갑니다. 극장을 가던 도중 필립의 부모님은 앤을 보며 흑인과 함께 다니는 것이 창피하지 않냐며 실언을 합니다. 이를 들은 앤은 극장을 뛰쳐나가고 필립은 부모님에게 실망을 표현합니다. 필립은 다시 앤을 향해 가서 사랑을 고백하지만 둘 사이의 따가운 시선이 있다며 거절하고 돌아섭니다.
제니와 바넘은 투어를 할수록 가까워졌고 제니가 바넘에게 사적인 감정 또한 생겼습니다. 그렇게 제니는 바넘에게 고백하지만 유부남이었던 바넘은 받아줄 수 없었습니다. 이에 큰 실망감을 느낀 제니는 투어 공연을 취소를 선언하며 마지막 공연에서 자신의 감정이 섞인 체 막을 내립니다. 그리고 무대가 끝난 후 바넘의 입술에 키스를 하며 스캔들을 만듭니다.
한편,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커져 서커스 공연장에서 시위자들과 단원들의 패싸움이 벌어졌습니다. 신체능력이 뛰어난 단원들이었기에 막을 수 있었지만, 시위자가 던진 램프에 서커스장이 불이 붙는 걸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투어가 일찍 중단되어 돌아온 바넘은 극장으로 돌아갔지만, 반기는 건 다 타버린 공연장뿐이었습니다.
그는 제니의 공연 투어 수익이 들어오면 재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신문의 헤드라인에 제니와 바넘의 불륜 스캔들이라는 제목으로 그들이 키스를 하고 있는 장면이 찍혀있었습니다.
사건을 수습하기 위해 채리티에게 달려갔지만 딸과 채리티는 떠날 준비를 마친 뒤였다. 그가 무리하게 대출을 받으면서 전재산이 날아가고 집 또한 은행에 넘어갔습니다. 이런 채리티는 더 이상 바넘을 믿을 수 없어 실망과 함께 떠나버립니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바넘은 혼자 술을 마시며 절망합니다. 하지만 이때 서커스 단원들이 찾아와 우리를 돈벌이로 사용했을지 몰라도 부모조차 부끄러워하는 우리를 이끌어줘서 고맙다며 그를 위로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성공과 환호는 중요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된 바넘은 다시 한번 시작해보려 합니다. 그리고 앤과 필립은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고 사랑을 약속합니다.
진심 어린 사과와 용서를 채리티에게 구해 그녀는 그를 용서해 주고 다시 바넘은 서커스를 차리려고 합니다. 하지만 조금의 돈도 남아있지 않았던 그였기에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막막하기만 합니다.
이때 필립은 바넘이 못 미더워 그동안 받아왔던 일정금액의 수익을 계속 저축해 왔으니 이걸 쓰자고 말합니다. 그럼에도 큰돈은 아니었기에 바넘은 싼 땅에 거대한 텐트 하나만 마련하기로 합니다.
그렇게 거대한 텐트 속에서 바넘의 서커스는 다시 시작됩니다. 화려한 조명과 불빛 그리고 그보다 더 화려한 단원들, 이때 바넘은 필립에게 모자와 봉을 주며 서커스의 모든 권리를 양보합니다. 그리고 애들 크는 걸 보겠다며 떠나는 바넘.
필립과 앤이 키스하며 서커스가 마무리 되고, 바넘과 채리가 딸의 발레를 관람하는 모습이 보이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총평
단어 하나하나가 그들을 아프게 했지만, 곡 하나하나로 자신을 대변해 우리를 설득했습니다.
위대한 쇼맨에 수록된 OST들은 시각적으로도, 사운드적으로도 굉장히 훌륭했습니다. 극 중 캐릭터가 나를 표현하는 방식을 뮤지컬로 채택하여 보는 이들로 하여금 더 깊게 빠져들 수 있게 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 빌보드 핫 100 차트에도 무려 4곡이나 동시에 진입하며 매우 이례적인 일임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웃기게도 극 중에서 바넘의 공연을 평론가는 끝까지 인정하지 못하지만 관객들은 흥분하는 모습이 현실세계에서도 일부 반영된 것만 같다.
아무래도 영화 내에서 굉장히 민감한 주제인 프릭쇼(일반인과 다르게 생긴 외모의 사람들을 모아 구경거리로 보여주는 쇼)를 조금은 가볍게 다루기도 하였으며, 스토리의 진행 방식 자체가 급진적으로 전개되는 모습도 갖고 있다. 그리고 전형적인 클리셰이다. 등등 다양한 이유들로 작품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는 좋은 평가는 받지 못하지만 그 외적인 쇼맨쉽 부분에서는 관객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작품성에 대한 기대감을 조금은 내려놓고 본다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입니다.
누구보다 화려한 꿈을 꿨던 바넘은 결국 누구보다 어두워져서야만 소박한 삶을 꿈꾸게 됩니다. 바닥에서부터 경험했지만 다시 돌아가지 않을 거라는 오만함이 그의 발목을 잡은 것입니다. 혼자서는 성공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이 오롯이 본인의 역량이라고 생각했기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수밖에 없던 것입니다.
우리도 단순히 운이 좋아 성공했던 것들이나 남들의 도움으로 성공했던 것들을 본인의 실력으로 치부하며 살고 있는지, 그렇다면 조금은 겸손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점수는 5점 만점에 3.5점입니다.
썸네일 출처: 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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