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테이션 게임] 풀 수 없는 퍼즐 그리고 천재

사진 출처: 산업일보

 

 

 

풀리지 않는 문제

 

도둑이 자택에 들어왔다는 이웃집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들은 엉망이 된 집에서 청산가리를 모으고 있는 ‘앨런 튜링(베네딕트 컴버배치)’을 발견합니다. 앨런은 자택에 강도가 들었음에도 별 대수롭지 않게 경찰들을 대합니다. 자신은 경찰보다 현재 필요한 건 청소부라며 그들에게 떠나 달라고 요청합니다.

 

일부러 자신들을 가볍게 대하는 모습에 이상함을 느낀 형사는 앨런을 수상하게 여기며 영화는 시작합니다.

 

1939년, 런던

 

독일군이 폭격을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며, 영국과 독일은 전쟁에 돌입할 것이라는 뉴스가 나와 시민들은 공포와 불안에 떨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앨런은 누군가의 초대로 한 기지로 향하게 됩니다.

 

그는 수학자이며 24살에 교수가 됐고, 현재 27살인 그는 이전 세대의 천재들을 나열하며 자신은 천재가 아니라고 말하지만 듣는 이에게는 그저 웃길 농담일 뿐입니다.

 

그를 초대한 건 ‘대니스턴 중령’이었고 당시 최고의 수학자인 그에게 독일 암호를 풀게 하기 위해 이 자리에 불렀던 것입니다.

 

하지만 앨런은 독일어를 하지 못한다고 하자, 그를 내보내려 할 때 앨런이 한 단어를 내뱉습니다.

 

“에니그마”

 

에니그마라는 단어를 듣자 다시 자리에 앉아 그의 말을 듣기 시작합니다.

 

자신은 퍼즐게임을 좋아하고 에니그마 해독 또한 퍼즐 문제이기에 자신을 받아달라고 하고 중령은 수락합니다.

 

매일 아침 쏟아지는 독일군의 무전이 에니그마를 통해 어떤 뜻으로 변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무한대에 가까운 경우의 수가 필요했고, 이마저도 자정이 지나면 설정이 바뀌기에 그전까지 조사한 모든 것들이 휴지조각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영국군은 모든 나라들이 포기한 이 암호문을 풀기 위해 천재들을 불러 모아 팀을 이룹니다.

 

앨런은 혼자 에니그마 해독에 몰두하지만 기계로 된 암호를 풀기 위해서는 사람이 아닌 기계가 필요함을 깨닫고 설계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기계에 맞는 부품을 신청하지만, 워낙 고액의 부품들이 주를 이루는 기계를 거절하며 중령은 상관의 말인 자신의 명령을 들으라는 말을 합니다.

 

하지만 포기할 일 없는 앨런은 그보다 더 높은 상관에게 자신의 뜻을 전해 암호 해독 팀장 자리를 맡게 됩니다. 그러곤 팀원에 필요 없는 인원이 있다며 그 자리에서 해고합니다.

 

자리에 공석이 생기자 인원 보충이 필요했던 앨런은 자신이 만든 십자말풀이를 10분 안에 풀면 취직이 가능하다는 광고를 내걸어 사람들을 모집합니다.

 

그리고 문제를 모두 푼 사람들을 대상으로 2차 시험에 참가시킵니다. 시험 조건은 6분 안에 풀어야 하지만 문제를 만든 앨런도 8분이 걸렸다며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이때, 5분 34초만에 문제를 해치운 ‘조안 클라크(키이라 나이틀리)’와 다른 한 사람이 채용됩니다.

 

그렇게 능력 있는 2명을 충원했지만 상황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일분일초가 부족한 상황에 기계에만 매달려 있는 앨런을 보며 팀원들은 그동안 참아온 화를 억누르지 못해 분열 직전의 순간까지 다가왔습니다.

 

조안의 도움으로 앨런과 팀원은 서로에게 마음을 열 수 있었고 팀원들의 도움으로 기계를 작동하는 데 성공했지만 여전히 에니그마는 해독할 수 없었습니다.

 

상부에서 이 소식을 접하자 분노합니다. 아직까지 해독하지 못한 앨런에게 한 달의 시간을 주며 한 달 뒤에도 그대로일 경우 기계를 부수고 팀을 해체한다고 전합니다.

 

이렇게 정신없는 상황 속에서,, 조안의 부모님은 그녀의 결혼걱정으로 인해 떠날 위기에 처합니다. 앨런에게 자신의 약혼자가 없어 집으로 돌아가야만 한다고 전하자 앨런은 그녀에게 전선을 감은 반지를 선물하며 약혼을 청합니다.

 

 

풀리지 않는 시련

 

펍에서 팀원들끼리 술을 마시며 춤을 추는 도중, 팀원 중 한 명이 조안에게 춤을 추자고 말을 건넵니다. 그리고 앨런과 홀로 남게 된 다른 팀원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냅니다.

 

“내가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팀원은 “동성연애자라서?” “동성연애자라서?”라고 물으며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영국에서 동성애는 중범죄에 해당했기에 앨런은 자신을 고백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해 속이기를 결정합니다.

 

그렇게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쯤,, 조안의 친구에게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독일군을 도청하다 보면 그들에게 특별한 애인이 있는 것 같다는 말을 합니다. 앨런은 조안의 친구에게 왜 그런 감정을 느끼냐고 묻자, 그녀는 여자 이름 같은 걸 매일 쓴다고 대답합니다.

 

그때 큰 힌트를 얻은 앨런은 다급하게 팀원들과 기계를 수정하려 달려갑니다.

 

기계를 작동시키는 경우의 수를 대폭 감소시키기 위해 반복해서 쓰이는 철자들을 고정시킵니다. 하루 종일 돌아가던 기계가 가동한 지 불과 몇 분 만에 멈췄고 이를 바탕으로 에니그마에 적용시켜 봅니다..

 

“KMS 재규어, 북위 53도 24분 서경 1도로 전진”

 

마침내 노력의 결실이 맺는 순간입니다.

 

에니그마를 해독하는 데 성공한 앨런과 동료들이지만 에니그마의 교체를 유려해 정말 필요한 곳이 아니면 정보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에니그마의 메시지를 계속해서 해독하던 중 앨런은 동료의 책상에서 성경을 발견하게 됐고, 성경에 적힌 암호를 해독해 동료가 소련에 정보를 흘리는 간첩임을 알게 됩니다. 이러한 사실을 눈치챈 동료는 동성애를 빌미로 그의 입을 막습니다.

 

집에 돌아가보니 중령이 자리를 하고 있었고, 다른 동료가 간첩의심으로 감옥에 있다는 말을 합니다. 그가 간첩이 아니라고 설명하며 진짜 간첩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대니스턴은 일부러 그가 간첩임을 알고 있지만 팀에 둔 것이었고, 앞서 말한 말도 거짓임을 밝힙니다.

 

그리고 앨런 또한 간첩을 알고 있었다는 이유로 간첩 의심을 받습니다. 자신 때문에 위험해질 수도 있기에 조안에게 자신의 동성애를 커밍아웃하고 상처를 주며 그녀에게 파혼당합니다.

 

2년이란 시간이 지난 후, 영국은 전쟁에서 승리합니다.

 

전쟁이 끝난 뒤, 홀로 집에서 지내고 있는 앨런에게 조안이 찾아갑니다.

 

하지만, 앨런은 이전에 만났던 남성에 의해 폭로돼 동성애자임이 밝혀져 호르몬 치료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앨런은 공황장애를 앓고 있었으며, 몸도 마음도 피폐해진 상태였습니다.

 

그런 앨런에게 조안은 덕분에 평범한 삶을 살 수 있었다며 위로와 응원을 건넨 후 집을 떠났습니다.

 

앨런은 그녀가 떠난 후 방에 들어가 불을 끄고, “1954년 6월 7일 앨런 튜링은 자살했다.”는 멘트와 함께 영화는 끝이 납니다.

 

 

총평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은 다양한 메시지를 우리들에게 전달합니다.

 

앨런 튜링의 업적과 인권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동시에, 숨겨진 개인적인 고통과 희생을 강조합니다. 영화 내에서 복잡한 역사적 사건을 명료하게 설명하며 튜링의 삶과 암호를 해독하는 과정을 효과적으로 구성했습니다. 전환과 전개가 자연스럽게 이뤄집니다.

 

또한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연기력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앨런 튜링의 역할을 탁월하게 소화했으며, 그만의 감정 표현과 캐릭터에 대한 이미지 연구는 그가 어떻게 우리들에게 감동을 주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모두를 구하기 위해 모든 것을 바쳤지만 정작 본인은 구할 수 없었습니다. 누구보다 차가운 기계를 사랑했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씨를 갖은 엘런은 우리에게 많은 감정을 느끼게 합니다.

 

이 글을 통해 조금이나마 그를 알리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점수는 5점 만점에 4점입니다.

 

 

 

썸네일 출처: AMAZON